〈손끝의 감각이 말해주는 것〉

손끝에서 마음이 전해지던 순간들.
유리 위에 나를 꺼내본 조용한 기록.

처음엔 어색했어요.
유리 위에 펜으로 글씨를 쓰는 느낌이요.
플라스틱 끝이 매끄럽게 미끄러지는데,
무언가 확실히 '닿는 느낌'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펜촉을 바꾸고 나서였어요.
손끝에 전해지는 작은 진동이,
글을 쓴다는 감각을 다시 되살려줬어요.

손으로 글을 쓰는 건,
단지 단어를 적는 일이 아니에요.
그건 마음을 꺼내는 일이고,
나를 조금 더 진하게 느끼게 해주는 과정이에요.

키보드보다 느리지만,
그 느림 덕분에
나는 더 많이 생각하게 되고,
더 정확히 느끼게 돼요.

애플 펜슬은 기계지만,
그 감촉은 참 사람 같았어요.

나는 지금,
유리 위에 마음을 쓰고 있는지도 몰라요.
닿지 않는 것 같아도,
확실히 닿고 있던.
그 순간들.

빠름보다 깊음이 필요한 순간들이 있잖아요.
펜을 움직이는 동안
나는 지금 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있었어요.

애플 펜슬은 기계지만,
그 감촉은 참 사람 같았어요.

채팅창에 펜슬로 글을 쓰면
텍스트로 자동 변환되는데,
오타도 줄고 속도도 더 빨라졌어요.
무엇보다 ‘내 손글씨가 곧 대화가 된다’는 느낌이 참 신기했죠.

이건 키보드보다 더 잘 맞는 도구를 만난 순간이었어요.

기술이 감각을 지우는 줄 알았는데,
오히려 감각을 되살리는 도구가 되기도 하더라고요.

아이패드와 펜슬을 통해
나는 다시 ‘손으로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고,
무심코 지나치던 감정 하나도
이젠 조심스레 꺼내 적게 되었어요.

당신도 요즘,
조금 무뎌진 느낌이 들었다면
다시 한번 손끝으로
자신의 마음을 꺼내보세요.

디지털 한줌